2024년 주요 천문현상

올해는 일식과 월식이 각 2회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다. 4월 9일 개기일식은 미국을 포함한 북미 지역에서 관측 가능하다. 

7월에는 토성 엄폐가 있다. 주간이지만 도전해볼만 하다. 12월에는 해왕성 엄폐가 있다.  

수성은 총 7회 최대이각이 있으며, 3월 25일 동방최대이각 무렵이 보기 가장 좋다. 

올해 육안 관측이 가능한 혜성은 2개다. 4월 4등급대가 예상되는 12P/폰스-브룩스와 10월 –0등급대까지 밝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C/2023 A3(Tsuchinshan–ATLAS) 혜성이 그것이다. C/2023 A3 혜성은 근지점인 10월 13일 무렵 저녁 서쪽 하늘에서 볼 수 있다. 

3대 유성우 중에서는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가 가장 좋은 조건이다. 8월 12일 밤이 극대로 다음날 새벽까지 달 영향 없이 관측이 가능하다. 

달과 행성들, 달과 별들이 가까워졌다 멀어지는 천체간 근접 현상도 수십 차례 볼 수 있다. 4월 29일 새벽 하늘에서 화성과 해왕성이 16’ 거리까지 근접한다.

올해 근접 중 가장 가깝지만 고도가 낮아 관측이 쉽지 않다. 8월 15일 새벽 겨울철 밝은 별들 사이에서 화성과 목성이 19’ 거리까지 근접한다.

12월 14일에는 달이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통과한다. 

 

1월

■ 올해 태양활동 극대기 예상

태양활동 주기는 11년이며, 이 주기 동안 흑점 수가 증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800년대에 과거 기록을 포함해 태양활동 주기를 체계화하면서 1755년에서 1766년을 1주기로 명명했다.

2019년 12월에 시작된 25번째 주기는 2025년 7월 극대기가 예상됐으나 그 시점이 당겨져 올해 중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보통 극대기에 200개 정도로 증가하는 흑점은 25주기에는 상대적으로 활동이 약해 115개 정도일 것으로 추정됐다.

그런데 이미 지난해 7월 159개에 이르렀고, 이 추세라면 올해에는 200개에 육박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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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 곡선은 예상값이며, 검은색 직선은 실제 관측값이다. 지난해 예상보다 훨씬 많은 흑점이 관측됐다.

 

2월 

■ 볼거리, 혹은 골칫거리. 하늘을 가로지르는 인공별들

지구를 도는 인공구조물 중 가장 큰 것은 국제우주정거장(ISS)과 중국 우주정거장 톈궁(Tiangong)이다.

새벽이나 저녁 하늘을 지날 때 햇빛을 반사해, ISS는 –4등급에 육박하며, 톈궁은 -2등급대로 매우 밝게 빛난다.

이러한 모습은 좋은 볼거리지만 그 수가 늘어나면서 천문학계에는 골칫거리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로 촉발된

이 문제는 2022년 9월 우주모바일서비스 개발사인 AST SpaceMobile이 ‘BlueWalker3’이라는 테스트 위성을 발사하면서 더 커졌다.

BlueWalker3은 64.6평방미터나 되는 넓은 면적을 갖고 있다. 이 위성은 23년에 최대 1.9등급 밝기로 관측됐다.

상용위성은 이보다 더 크고 100개 이상 발사할 계획이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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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20일 촬영된 BlueWalker3 궤적. 밝게 빛나는 별은 거문고자리 베가다. 사진_A. Block/IAU CPS

  

3월 

■ 25일 수성 동방최대이각

태양 가까이 있어 보기 힘든 수성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시기는 태양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지는 최대이각 무렵이다.

올해 수성 최대이각은 총 7회다. 최대이각일 때 황도가 지평선에 대해 어느 정도 기울어져 있는지에 따라 관측 상황이 달라진다. 

이달 25일 동방최대이각 일에는 황도 기울기가 커서 항해박명 종료/시작 시점 기준 고도가 12.3°로 7회 중 가장 높다.

이날을 전후로 올해 수성을 저녁 하늘에서 가장 잘 볼 수 있는 시기다.

 

01월12일▶22:59 수성 서방최대이각(23.5°)

03월25일▶06:59 수성 동방최대이각(18.7°) 고도 12.3°

05월10일▶05:59 수성 서방최대이각(26.4°)

07월22일▶15:59 수성 동방최대이각(26.9°)

09월05일▶10:59 수성 서방최대이각(18.1°)

11월16일▶16:59 수성 동방최대이각(22.5°)

12월25일▶10:59 수성 서방최대이각(22.0°) 고도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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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박명 종료/시작 시점일 때 최대이각인 수성 고도 비교 

 

4월

■ 21일 폰스-브룩스 혜성 근일점 통과

올해 맨눈으로 볼 수 있는 혜성은 2개가 예상된다. 그 첫 번째가 이달 21일 근일점을 통과하는 폰스-브룩스(12P/Pons-Brooks) 혜성이다.

76년 주기의 핼리혜성과 비슷한 71년 주기를 가진 폰스-브룩스 혜성은 1812년에 발견됐다.

이번 근일점 통과 무렵에는 4등급대까지 밝아질 것으로 보이며, 이 시기 전후로 저녁 하늘에서 볼 수 있다. 

이 혜성은 폭발로 밝기가 급증하는 현상이 여러 차례 관측됐는데, 지난해 10월에는 15등급에서 11등급으로, 11월에는 9.3등급까지 밝아졌다. 

근일점 통과 전인 이달 9일에는 미국을 포함한 북미에서 개기일식이 예정돼 있는데, 일식으로 어두워진 하늘에서 혜성을 관측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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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84년 1월 21일과 22일에 관측된 폰스-브룩스 혜성 스케치. 스케치 Herbert Couper Wilson

 

5월 

■ 6일 새벽 물병자리 에타 유성우 극대

대부분 유성우는 혜성이 궤도에 남기고 간 먼지 속을 지구가 지나갈 때 발생한다. 이때 유성우의 근원이 되는 혜성을 ‘모혜성’이라 부른다.

이달 6일 극대인 물병자리 에타 유성우는 10월의 오리온자리 유성우와 함께 핼리혜성을 모혜성으로 한다. 

극대시각은 6일 06시로 해 뜨기 전 새벽에 가장 많은 유성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정 ZHR은 50이나 40~85 사이에서 변동될 가능성도 예측되고 있다. 분당 1개 정도가 출현할 것으로 보이는데,

물병자리가 지평선 가까이 있어 실제로 볼 수 있는 유성수는 이보다 적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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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지오토 탐사선이 촬영한 핼리혜성의 핵.

  가스와 먼지를 분출하고 있다. 올해 12월 9일 원일점을 통과하며 다시 태양을 향한다. 다음 근일점 통과는 2061년 7월 28일이다. 

 

6월 

■ 봄가을이 짧게 느껴지는 이유와 아날렘마

온난화로 기후에 관심이 많아져서인지 봄가을이 짧아졌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사실 봄가을은 여름겨울보다 짧다.

계절은 태양 고도 변화로 단위면적당 받는 태양에너지가 달라지면서 바뀐다. 

1년 간 한 장소에서 같은 시각에 태양을 찍어 고도 변화를 기록하면 위가 짧고 아래가 긴 8자 궤적을 그리는데, 이런 현상을 ‘아날렘마(Analemma)’라 부른다.

이를 보면 계절 길이가 다른 이유를 알 수 있다. 태양 고도가 가장 높은 하지 무렵을 전후로 3개월간 고도 변화보다

3월(봄)이나 9월(가을) 한 달 간 변화가 더 크다. 여름에는 해가 머리 위에 오래 머물고, 겨울에는 한참을 바닥을 맴돈다.

반면, 봄가을에는 하루가 다르게 고도가 오르고 내린다. 이러한 고도 변화 행태가 기온 변화로 이어지고 계절 길이 차이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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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간 태양을 같은 장소·시각·간격으로 찍어 기록한 아닐렘마.(왼쪽 | 사진_wikipedia/Jack Fishburn) 과거와 최근을 비교해보면,

 여름은 길어지고 겨울은 짧아졌지만, 봄가을은 큰 변화가 없다.(오른쪽)  

 

7월 

■ 25일 아침 토성 엄폐

25일 아침 토성이 달 뒤로 사라졌다 나타나는 엄폐 현상이 일어난다. 이미 해가 뜬 시간이기 때문에 맨눈 관측은 불가하다.

망원경을 사용하면 볼 수 있을까? 금성이나 목성은 위치만 확인할 수 있다면 낮에 망원경으로 충분히 볼 수 있다. 

그러나 1등급 정도인 토성은 쉽지 않다. 하늘 투명도가 좋아야 한다. 25일 엄폐 때는 해가 뜨는 반대편 하늘에 위치하지만 

대기가 연무 등으로 투명도가 떨어지면 하늘은 밝아지고 토성 밝기는 떨어져 관측이 어렵다. 쉽지 않은 관측이지만,

주간에 토성을 관측할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자. 토성 엄폐는 06시 15분에 시작돼 07시 21분에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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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06시 15분 토성이 달 뒤로 사라지기 직전 예상 이미지. 이미지_Stellarium

  

8월 

■ 12일 밤~13일 새벽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극대

3대 유성우 중 여름 하늘을 장식하는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극대가 이달 12일 한밤중에 있다. 

극대시각은 22시에서 24시 사이로 예상되고, 상현을 하루 앞둔 달은 23시쯤 지므로 달 영향 없이 유성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복사점이 위치한 페르세우스자리는 12일 24시에 남동쪽 하늘에 떠 있다. 

유성은 복사점을 중심으로 온 하늘에 걸쳐 떨어지므로 어느 한 곳에 초점을 두지 말고 하늘 전체를 본다는 느낌으로 관측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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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지역이 유성체를 통과하는 공전 방향 앞부분이므로 자정 이전보다

이후에 더 많은 유성이 떨어진다. 12일 밤부터 13일 새벽까지 가장 많은 유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9월 

■ 17일 저녁 추석 보름달과 토성

올해 17일 추석 보름달은 슈퍼문에 근접한 큰 달이다. 거기에 더해 보름달 위로 별 하나가 눈에 띈다. 

고리가 아름다운 행성 토성이다. 18시 17분 달이 뜨고 고도가 5도에 이르는 18시 50분에 토성은 달에서 약 24′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달 겉보기크기가 30′ 정도이니 이보다 가까운 거리다.

보름달보다 좀 더 둥글고 큰 달은 다음 날인 18일 저녁에 뜬다. 

이날 겉보기크기는 33.42′으로 10월에 뜨는 올해 가장 큰 둥근달(망)에 비해 단지 0.01′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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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보름달 위로 토성이 빛난다. 이미지_Stellarium

  

10월 

■ 13일 C/2023 A3(Tsuchinshan–ATLAS) 혜성 근지점 통과

2023년 2월 22일 남아프리카에 위치한 소행성 탐색 시스템 아틀라스(ATLAS, Asteroid Terrestrial-impact Last Alert System)가 소행성으로 추정되는 천체를 발견했다. 

확인 결과, 이는 같은 해 1월 9일 중국 쯔진산(Tsuchinshan)천문대가 발견했으나 추가 관측이 이루어지지 못했던 혜성임이 밝혀졌다. 

오르트 구름에서 온 혜성으로 추정되는 이 혜성은 9월 27일 근일점을 통과한다.

이때 예상 밝기는 0.9등급이며, 10월 13일 지구에 가장 가까울 때(근지점)는 –0등급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근일점 무렵에는 새벽 동쪽 하늘에서, 근지점을 지날 때는 저녁 서쪽 하늘에서 관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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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 근지점 이후 혜성 위치 변화. 일몰 후 대략 1시간이 지난 항해박명종료시점 위치다.

  

11월 

■ 밤하늘에서 펼쳐지는 최고의 천문 현상, 오로라

북유럽이나 알래스카, 캐나다 등 고위도 지역에 나타나는 오로라는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천문 현상으로 꼽힌다.

태양에서는 고에너지 하전입자(전자나 양성자)가 우주공간으로 방출되고 있다. 대부분은 지구 자기장이 막아내지만, 

일부가 자기장을 따라 고위도 지역으로 유입된다. 이때 대기 중 산소 원자나 질소 분자와 충돌하며 빛을 내는 현상이 오로라다.

태양에 기원을 두기 때문에 태양활동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태양활동이 극대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는 더 활동적이고 더 밝은 오로라가 자주 출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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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는 태양에서 날아온 하전입자와 충돌하며 들뜬상태가 된 대기 중 산소 원자나 질소 분자가 안정화되며 빛을 방출하는 현상이다.

  

12월 

■ 9일 저녁 해왕성 엄폐 / 25일 새벽 스피카 엄폐

태양계 8번째 행성 해왕성이 상현을 조금 지난 반달 뒤로 숨었다 나타나는 엄폐 현상이 이달 9일 저녁에 일어난다. 

해왕성이 달의 어두운 쪽으로 사라지는 시각은 17시 4분이다. 해가 17시 14분에 지므로 관측이 불가하다.

달의 밝은 쪽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시각은 18시 18분 51초로 이때부터 해왕성 관측을 시도해보자. 

해왕성 밝기는 7.9등급이다. 달빛이 방해를 하지만 망원경으로 충분히 관측할 수 있는 밝기다. 

해왕성을 아직 보지 못했다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25일 새벽 동쪽 하늘에서는 하현을 지난 달에 의한 처녀자리 스피카 엄폐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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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폐 직후인 18시 20분 해왕성 위치. 이미지_Stellarium 

 

자료제공: 천문우주기획